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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CP포럼 후기: 여러모로 아쉬움만 남긴 공정위의 정책 개선안 발표

12월 27일, 2023  by  이서정

지난 14일 개최된 2023년 CP포럼에서는 (매년 이맘때 이루어지는) CP등급평가 우수기업 표창과 함께 공정위의 CP 법제화에 따른 정책 개정 방향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내년 6월 CP제도가 포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으로 많은 기업들이 CP도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사실상 과징금 감경과 같은 인센티브 부여 기준이 결정되어야 그 관심이 실제 실행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위의 본 발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했다고 볼 수 있는데, 먼저 1) 국내 기업들이 CP를 도입·운영 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이후 2) CP등급평가 기준 개정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CP제도와 등급평가는 상호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공정위가 발표한 내용은 둘 중 어느것도 충족시키지 못했다.  

1. 얕은 고민과 내던져진 이슈

해당 발표에서는 크게 세가지 주요 이슈를 다뤘다: 1) 인센티브 설계 2) CP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사례 발생 관련 3) 등급평가 기준, 절차, 및 방식. 그 중 인센티브 설계에서는 다시 과징금 감경/시정조치 감경/적용제외요건/신규 인센티브 내용을 언급했다. 

당장 개별적인 내용을 뒤로하고 가장 불편했던 것은 CP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모든 정책의 근거로 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포럼에 참석했던 사람들이라면 알았겠지만 해당 발표는 “CP효과적 운영 = 법위반 건수 0”*이라는 매우 잘못된 공식을 근거로 삼았다는 내용을 직접적으로 전했다. 

*CP의 효과적인 운영은 법 위반을 예방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있지만 이는 언제나 법위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적용 등급 또는 적용 요건과 같이 타당한 논리와 근거가 받쳐주어야 하는 논점에서 고려된 건 역시나 ‘과도한 인센티브 부여’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더 많은 논의 거리를 양산한 셈이 되었다. 아래는 개선안과 관련하여 몇가지 오류를 짚어봤다. 

          • 등급 산정 기준을 변동 가능성이 있는 현재 등급 부여율(A이상 82%, AA이상 62%)로 정한 것
          • 실질적 작동 여부에 따라 추가 감경 기준을 고려한 안에서의 측정 기준과 평가자의 자격 기준 요건 부재
          • 국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과징금 감경률과 횟수 제한 및 개별안에 따른 차별점을 제시하지 않음
          • 적용제외 5번 ‘이사 또는 고위임원이 법위반에 직접 관여’ 를 ‘CP가 작동되었다면 할 수 없는 행위’라고 한 잘못된 전제 

 

여기까지 하겠지만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따진다면 끝없는 논의가 이루어질 것 같다) 결국 CP활성화를 저지하는 식의 정책 방향인 건 틀림 없는것 같다. 

2. 공정위가 놓치고 있는 현재의 문제점

나아가, 해당 발표는 현재의 문제점을 전혀 거론하고 있지 않는다. 물론 발표가 CP법제화에 따른 제도 개선 방향이지만 그래도 인센티브 부여 기준이 CP등급평가라는 점에서 이를 논하지 않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공정위는 등급평가와 관련해서는 지표의 슬림화 (유사·중복지표 축소·통합 및 일부지표 삭제)가 이루어질 것이며, 이전부터 논의되어온 공공기관용 등급평가 기준이 신설될 것이라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지표의 ‘갯수’가 아니다. 물론 많은 담당자들이 처음 세부측정지표를 접했을때 지표의 갯수에 겁을 먹는것은 사실이나 실제로 CP등급평각를 준비해보았다면 갯수 보다는 그 갯수를 구성하고 있는 내용 즉 AAA~F를 나누는 구분에 있다. 현재 CP등급평가 세부측정지표를 기반으로 한 CP등급평가가 실제 기업의 CP운영의 효과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CP제도 자체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이 밖에  신청기업수의 증가에 따른 평가 방식 변화 안으로 현재의 지표별 2단계 평가와 새로운 업체별 3단계 평가를 제시했지만 실질적으로 평가위원의 자격과 수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따라서, 공정위가 CP의 실질적 운영을 고려한다면 지속된다면 인센티브는 최대로 하면서 등급평가 제도 개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3. 세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으나 한마리도 놓친 격

사실 처음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공정위는 CP 제도 개선 방향으로 3가지 “상반된 요구들- 활성화, 실질적 작동, 과도한 인센티브 우려 차단 -을 조화롭게 가져가겠다”고 입장을 밝는데, 이 중 과도한 인센티브 우려 차단은 과거 공정위가 과징금 경감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기업들이 이를 노리고 CP를 남용한 것으로 질책을 받은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다룬 인센티브 설계를 포함한 모든 내용에서 지나치게 폐쇄적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세가지 방향 중 어느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을 논의 하기엔 매우 짧은 시간이었기에 해당 발표에 들어간 노력이 다 보이지 않았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아직까지 제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며 공정위가 이를 내년 2월까지 과연 확정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드는 발표였다. 다행히 이 중 어느것도 확정된 것은 없으며 공정위는 연말까지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니 아직까지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author’s profile: www.linkedin.com/in/suhjunglee